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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선망!? /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 /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마리나 반 주일렌)

by Babe Lim 2024. 8. 23.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

선망!?

 

젊은 시절에는 주인공과 영웅을 선망하고 자신의 희생정신을 떠들썩하게 과시하는 사람에게 끌린다. 반면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은 이상이 아닌 현실로 눈을 돌리라고 말한다. 이렇게 지극히 현실적인 깨달음을 통해 나는 완벽주의 성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완벽함에 대한 열망을 포기하려면 겸손해야 한다. 

 

천재는 동네에서 수도 없이 마주치는 이웃 사람처럼 생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대로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자만심에 젖어 말만 번지르르하게 늘어놓는 사람은 실상 속은 텅 비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이상하리만치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다. 타인에 대한 섣부른 평가는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험담할 때처럼 우리는 누군가를 평가할 때 유대감이 끈끈해지고 우정이 돈독해지는 것을 느낀다. 

 

우리는 누군가를 깎아내고, 

누군가를 치켜세운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누군가를 치켜세운다. 그러나 험담과 섣부른 평가는 제아무리 쓸모 있고 즐거운 일이라해도, 또 복잡한 인간관계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도 세상을 내부자와 외부자로 이분하는 태도에 불과하다. 우리는 모호한 부분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전체보다는 부분에 집중한다.

 

익명 뒤에 정체성

현시점에서 이탈리아 작가 엘레나 페란테만큼 익명성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은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작가는 없다. 익명의 작가로 남고자 하는 그녀의 바람은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페란테는 익명으로 진행된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절대적으로 고수하는 몇 가지 규칙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모든 형태의 사회적 압력이나 의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대중이 기대하는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런 자발적 은둔을 통해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글쓰기에만 몰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자신을 공개해야 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녀는 "토론에 참석하거나 강연을 하지 않을 것이고, 혹여 상을 받게 되더라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책 홍보를 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페란테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페란테는 사실 자신이 쓴 글을 출판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읽힐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저는 자기검열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페란테는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그것에 뒤따르는 미디어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했다.

"저는 제 책들이 제 이름에 기대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냈으면 했어요... 그래서 미디어에 노출된 책들은 그 수준이 형편없거나 평범해도 무명의 작가가 쓴 훨씬 더 훌륭한 책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지요..."

 

최선은 선의 적

볼테르는 "최선은 선의 적"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는 '선' 역시 눈에 띄지 않을 뿐, 그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탁월함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오만한 판단의 속박에서 벗어난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의 선각자들은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고통을 타인의 드러나지 않은 재능을 알아보는 기쁨으로 승화시켰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평범한 삶에 실망하지 않았고, 자신이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자리에서 활짝 만개할 수 있었다. 섣부른 판단에 의한 가혹한 구별 짓기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의 재능이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그들은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자유를 회득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그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면 충분했고, 모든 것이 그 안애 있었다.

 

 

나의 눈부신 친구 

나의 눈부신 친구 칼리스타 (편의상 칼리스타라 하겠다)

그 친구의 주근깨와 적당히 곱슬거리는 머리칼은 그 애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더구나 그 친구는 그림에도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그 친구는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대는 많은 남자들에게 그렇듯, 칭찬에도 무관심했다. 나의 눈부신 친구는 어디에 있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에 칼리스타는 배우가 되었고 인터뷰를 할 때면 상황애 딱 들어맞는 소설을 인용하곤 했다. 게다가 어떤 주제든 막힘없이 이야기했다. 

그 애 옆에 있으면 누구라도 자신이 하찮게 느껴졌을 것이다.

퀸스겜빗

 

나는 이십 년 넘게 나의 눈부신 친구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배우 생활을 접었다. 그렇다고 화가가 된 것은 아니었다. 

몇 년 후 나는 칼리스타를 다시 만났다. 어색한 재회였다. 그 녀는 내게 왜 자신을 멀리했는지 물었다.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렇게 고백했다. "너는 그때 내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어. 내 밑바닥을 내보여도 부끄럽지 않았던 유일한 사람." 그러고는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네게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 내가 네 남자친구와 네 똑똑한 친구들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는 서로 얼마나 기막힌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인가!

우리는 둘 다 똑같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가 멀어진 이유를 그녀가 오래했던 것처럼, 나 역시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녀의 우정을 오해하고 말았다. 그녀를 닮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녀에게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만을 보았으리라.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마음은 선망과 소외에서 비롯된다. 

소외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나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내 젊은 날의 열정 그 자체였던 칼리스타도 나의 삶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들을 선망하면서 나는 그들의 눈으로 나의 실패를 보게 되었다. 나는 그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야를 넓히기보다 나의 부족한 면을 들여다보기는 데만 골몰했다. 

 

여전히 나는 그녀가 내게 원한 것이 바로 내 안에서 내가 가장 경멸하던 것이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다. 

 

겸손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윤리적 노력

인정욕구는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릴라와 달리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레누의 불안을 더욱 부추긴다. 그래서 레누는 이렇게 토로한다. 

"나는 쓸데없는 말을 할까봐, 과장된 어조로 말할까 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을까 봐, 졸려한 마음을 들킬까 봐, 흥미로운 생각을 하지 못할까 봐 언제나 두려움 속에서 살 것이다." 

 

내 마음에 가장 와닿은 말이 바로 마지막 말이었다. 흥미로운 생각이란 대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고통스러운 것이든 즐거운 것이든, 우리의 모든 생각은 우리 안에 있을 때는 흥미롭다. 그러나 그 생각이 바깥으로 나가면 더욱 빈약해지면서 언제든 오해될 소지가 있다. 

 

'충분히 좋은' 생각은 걱정거리가 아닐지 모르지만, 생각이 바깥으로 표현되는 순간 의심의 댐은 개방되고 그 생각은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물 위에 둥둥 떠다니게 된다. 

겸손하게 자신을 드려내지 않는 윤리적 노력이야말로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첫걸음일 것이다.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이 구절에서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나 역시 내게 없던 신망을 얻기 위해,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갖기 위해, 요컨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토록 아등바등하지 않았던가

타인의 빛나는 모습을 가지려는 시도는 이미 만들어진 세계를 모방하는 것일 뿐이므로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공허함을 끊임없이 새로운 선망의 대상으로 채우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반복되는 집착을 끊어내고 눈부시게 빛나는 것들과 거리를 두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선망의 대상이 사라지면 자아는 심하게 움츠러들 수 있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면 우선 내면을 깨긋하게 비워야 한다. 우리를 사로잡지만 무상하기 짝이 없는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첫걸음인데, 이는 결코 쉽지만은 않다.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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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하면 괜찮다 / 타인? (다른 사람) /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마리나 반 주일렌)

그만하면 괜찮다!제아무리 훌륭한 삶이라도 나름의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삶은 돌연한 사건과 우연한 만남의 연속으로, 우리는 훗날 돌아볼 때에야 비로소 그 모든 일들이 특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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